자녀 비만 해결 ''자아상''…항상 긍정적 발언으로 격려해야[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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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그렇게 이야기 하시면 안되요 얘는 지금 뚱뚱한지도 모르고 막 먹는단 말이예요".
사춘기 딸을 둔 어머님께서 진료실에서 하시는 말이다. 아이는 다소 통통하지만 못생긴 편도 아니고 그리 뚱뚱하지도 않다. 그러나 40대에도 20대 못지 않은 미모를 유지하고 계신 어머니가 보시기엔 영 못마땅한 눈치다.
아이는 이미 자신은 매력적이지 못하고 원래 남성적인 아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얼른 아이를 내보내고 어머니에게 절대 ''뚱뚱하다''는 말을 아이 앞에서 하지 말라고 당부 드렸다.
자신의 대한 신념은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뚱뚱한 행동을 공주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공주 행동을 한다.
필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몇주간의 황금같은 방학을 나는 거의 공부만 했다. 각기 다른 초등학교에서 온 아이들의 수준을 각 반마다 고르게 편성하기 위해 치르는 반편성 시험 때문이었다. 입학 시험도 아니었기 때문에 이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다.
"아니 몇반에 들어갈지 알아보는 시험공부를 이렇게 해야해요?"라는 나의 질문에 어머니는 묵묵히 문제집을 점검하셨다.
그렇게 시험을 치르고 입학 첫날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듣다 나는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음 시험 성적을 보니 1등이 반장을 하고 부반장은 2등으로 들어온 최형석이가 우선 맡아야 겠다".
초등학교 생활을 꼴찌 쪽에서 가까운 생활을 하던 나는 갑자기 부반장이 되었고 친구들은 나를 원래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한 아이로 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때 이후로 나는 죽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 20년전 경희대 한의과대학에 들어가고 지금은 박사에 교수가 되어 파란눈의 미국인들에게 한의학을 가르치고 있다. 무엇이 나를 바꾸어 놓았을까?
많은 다이어트 시도자들은 자신을 실제보다 뚱뚱하게 생각한다. 수개월 동안 자신의 행동을 잘 조절하다가도 결국엔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고 이렇게 반복되는 다이어트 실패는 ''부정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reinforcement)를 하게 된다. 늘 열등생이던 나를 우등생으로 바꾸어 준 것은 나에 대한 생각 자아상(Self image)이었다. 또한 진료실에서 소녀들의 인생을 바꾸어 줄 것도 "긍정적인 자아상"이라고 확신한다.
밖에서 어느 누가 놀리고 비판을 해도 딸들의 긍정적인 자아상을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람은 어머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나를 예쁘다고 하실줄 알았던 부모님조차 자신의 외모에 대해 힐난하기 시작하면 상처는 더욱 커진다. 어떤 소녀들은 살을 빼지 못하면 심지어 부모님으로부터도 사랑받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만다.
아이들의 살을 빼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꾸 뚱뚱하다는 확신이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너는 원래 참 예쁜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실제로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딸을 내보내고 어머니에게 다시 한 말씀을 드렸다. "어머니만은 끝까지 따님이 아무리 뚱뚱해져도 그 안의 아름다움을 보실수 있는 분이예요. ''너는 속눈썹이 정말 예쁘단다'' ''오늘 그 가방을 메니 정말 예쁘구나'' 같은 말들을 매일 매일 해주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