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에 에어컨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이가 크게 나게 됩니다. 이때 더운 실외와 추운 실내에 번갈아 노출되면 다양한 호흡기 증상과 신체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냉방병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항상 36.5도의 체온을 유지하지만 추운 시베리아에서도 살 수 있고 더운 사막에서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기 위해서 몸이 다양한 날씨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하루에도 몇 번씩 온도 변화가 생기면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과 컨디션이 떨어지게 되면서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냉방병은 크게 호흡기, 소화기, 피로감 등의 세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호흡기 증상은 초기 감기 증상처럼 나타납니다. 가벼운 콧물과 기침이 시작되면서 두통이나 코막힘 증상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실제 초기 냉방병을 관리하지 못하면 면역이 저하되어 감기로 넘어가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비염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더운 여름철이라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이 복부 쪽으로 지속해서 노출되면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는 예도 있습니다. 배앓이처럼 가벼운 복통이 생기거나 식욕감소, 소화불량, 설사가 생기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증상이 지속한다면 피로감이 증가하고 의욕도 많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냉방병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에게 더 쉽게 생깁니다. 아이들은 자기 체중보다 체표 면적이 넓어서 외부 온도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또한, 체온조절 능력도 어른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냉방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보통 여름에는 감기를 덜 한다고 알려졌지만, 여름에도 감기를 달고 있다면 일종의 냉방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위 환경에 따라 호흡기 증상이 지속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감기증상이 지속한다면 단순 감기가 아닌 비염 등의 알레르기 증상일 수도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열대야처럼 습하고 더울 때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다만 실내외의 온도 차를 너무 벌어지게 하지 마시고 5도 차이를 유지하도록 하세요. 습도가 높으면 불쾌지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에어컨을 이용해서 제습의 효과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시간 사용할 때는 1시간마다 환기를 시키고 에어컨은 30분 정도 쉬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직접 가까운 곳에서 에어컨 바람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얼굴로 직접 쐬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럴 경우 호흡기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오히려 한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기가 쉽습니다.
여름철 실내온도는 26~28도 정도로 맞추어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냉방을 많이 하게 되면 우리 몸의 면역도 같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여름에는 땀을 흘리며 조금은 덥게 생활해야 건강에 더 유익합니다.
이전부터 여름철에 한방에서는 생맥산이라는 약선음료를 많이 마시게 했습니다. 생맥산은 맥문동, 인삼, 오미자로 구성된 처방으로 더운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서 갈증이 심하고 기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감소하였을 때 사용하는 처방입니다. 평소에 물 대신 소량씩 차처럼 마신다면 냉방병 예방과 치료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