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부진, 비위기능 보해주면 성장까지 함께 치료할 수 있어요.
- 왕십리 함소아한의원 장선영 원장
웬일인지 입맛이 없어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입 짧은 우리 아이들의 입맛을 어떻게 돌려놓아야 할까요?
한방에서는 잘 안 먹는 것을 “때가 되어도 먹지 않으며 먹는 것을 즐기지 않고, 입안에서 씹기만 하고 삼키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처럼 잘 안 먹는 아이들 중에는 밥 먹는 것을 처음부터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먹기는 먹되 먹는 습관이 좋지 않은 아이가 있습니다.
평소에도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은 그 이유가
- 선천적으로 비위기능이 허약하거나
- 인스턴트 식품과 같은 간식을 과다하게 먹거나
- 씹지 않고 삼키는 등 식습관이 잘못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 잘 먹던 아이가 일시적으로 잘 안 먹을 때는
- 감기나 체기 등으로 인해 몸에 뭔가 탈이 났거나
- 변비 때문에 식욕이 떨어진 경우
- 환경의 변화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저하
- 늘 같은 음식을 먹어 싫증났을 경우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밥을 안 먹으면 엄마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밥 대신 다른 음식이라도 먹이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영양보충을 위해 이거라도 대신 먹자”며 간식을 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는 정작 밥상 앞에서는 식욕을 잃어 제대로 먹지 않고, 오히려 밥상을 치우면 간식으로 손을 내밀어 불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하게 됩니다.
잘 먹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잦은 간식을 먹이면 아이의 소화기가 쉴 틈이 없어 소화기능만 약해집니다. 밤늦게 먹거나 아침을 거르는 습관과 간식을 자주 먹는 것 모두 위장에는 좋지 않습니다.
특히 단맛은 장을 무력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어 위장의 기운을 빼앗고 늘어지게 합니다. 단음식은 위장이 운동할 필요 없이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소화시키는 과정이 따로 없습니다.
더구나 단 음식은 위장뿐 아니라 몸 전체의 병에 대한 저항력마저 떨어지게 만듭니다. 밥을 소화시키려면 위장뿐 아니라 간, 심장, 폐, 비장 등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이 일을 해야 합니다.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 중 선천적으로 비위기능이 허약한 경우는 비위기능을 보완, 보강시키는 한방치료가 큰 도움이 됩니다.
비위가 약한 아이들은 대체로 얼굴색이 누렇고 트림을 잘 하고 예민하여 생각이 많습니다. 또한 냄새나 맛에 민감하여 새로운 음식은 잘 먹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맛이나 냄새에 헛구역질을 하는 등 과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 위장의 소화흡수력을 증진하고 위장의 기혈순환을 돕는 치료를 하면 식욕부진이 개선되고 얼굴색이 좋아지면서 키도 자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기나 식적(만성적인 식체)과 같은 질환 때문에 안 먹는 아이는 먼저 그 질환을 치료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밥을 제때 먹지 않고 과식이나 폭식하는 잘못된 식습관에 원인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식습관 자체를 올바로 가질 수 있도록 엄마의 주의와 교육이 병행되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먹고 과식이나 폭식을 하지 않으며, 자극적인 음식이나, 너무 기름진 음식, 찬 음식이나 음료를 피하고, 인스턴트 음식을 가급적 줄이고, 밤 늦게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비위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입니다.